볼보의 기함급 전기차 SUV, EX90 최초공개

점점 더 완성되어 가는 볼보 전기차

 

볼보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순수 전기 SUV인 EX90을 공개했다. 볼보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플래그십 전기차로, 600㎞ 이상의 주행거리와 트윈 모터 사륜구동 시스템, 주변을 감지하는 라이다 센서 등이 특징이다.
 
볼보가 EX90 발표 현장에서 가장 먼저 언급한 분야는 ‘안전’이다. 차체 주변은 물론, 실내 탑승객의 상태까지 체크하는 수준 높은 안전 기술을 갖췄다.

 

 

차체 외부에는 카메라 8개와 레이더 5개, 초음파 센서 16개, 라이다 센서를 달았다. 앞 유리 상단 중심에 살짝 튀어나온 부분이 바로 루미나(Luminar)와 함께 개발한 라이다 센서다. 최대 250m 전방을 감지할 만큼 성능이 뛰어나다. 볼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라이다를 통해 대형 사고 위험률을 20%로 줄일 수 있으며, 충돌 방지 효과는 9% 올랐다고 한다.
 
각 센서로 받아들인 정보는 볼보만의 소프트웨어를 작동시키는 ‘엔비디아 드라이브(NVIDIA DRIVE)’로 분석, 실시간으로 자동차 주변 가상 세계를 형성한다. 덕분에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 ‘파일럿 어시스트’의 완성도도 더욱 올라갔다.

 

 

실내 오버헤드 콘솔과 독서등, 트렁크에도 레이더 센서를 마련했다. 차에 남아있는 어린이 및 반려동물을 인지하며, 실내 온도가 높을 경우 온도 조절 시스템을 가동해 방치 사고를 막는다. 더불어 실내 카메라는 운전자의 눈을 항상 감시해 졸음운전 등을 사전에 예방한다.

 

 

EX90은 앞뒤 차축에 전기 모터를 하나씩 장착한 사륜구동 SUV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517마력 및 92.8㎏·m. 배터리 용량은 111㎾로, 1회 충전 시 WLTP 기준 최대 600㎞를 달린다. 급속 충전 용량은 최대 250㎾. 10분 만에 180㎞를 달릴 전력을 채울 수 있으며, 10→80% 충전을 30분에 마친다. 플러그를 연결하기만 해도 결제까지 진행하는 ‘플러그 앤 차치’ 기능도 넣었다.
 
볼보 최초로 양방향 충전도 지원한다. 각종 전자기기나 가정집은 물론, 다른 볼보 순수 전기차에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아울러 배터리 전력을 판매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외관 실루엣은 XC90과 비슷하지만, 디테일은 완전히 다르다. 가늘고 날카롭게 거듭난 헤드램프는 주행 상황에 따라 모습을 바꾼다. 낮에는 픽셀 그래픽으로 가득했다가, 주변이 어두워지면 안쪽에 숨어 있던 하향 등이 드러난다. 사람이 눈을 깜빡이는 모습을 닮았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는 범퍼 중심엔 볼보의 아이언 마크 엠블럼을 매끈하게 심었다.

 

 

휠 디자인도 공기 저항에 민감한 전기차의 특성을 고려했다. 휠 너트 체결 부위에서 발생하는 저항을 없애기 위해 외부 커버를 덧댔다. 중심에 자리했던 입체적인 볼보 엠블럼도 지웠다. 이는 휠 스포크에 새긴 ‘VOLVO’ 레터링으로 대체했다. 또한, 각 도어 손잡이도 히든 타입으로 바꿨다. 폴스타처럼 사이드미러 테두리를 깔끔하게 정리한 점도 특징.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공기저항계수를 Cd 0.29까지 낮췄다. 7인승 대형 SUV임을 고려하면 훌륭한 수치다.
 
참고로 EX90의 차체 쓰인 강철의 15%, 알루미늄의 25%는 재활용 금속이다. 재활용 플라스틱 및 바이오 소재는 총 48㎏이 들어갔는데, 이는 전체 플라스틱의 15%에 해당한다. 생산 과정에서부터 환경을 생각하는 볼보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실내 구성도 기존 볼보의 방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14.5인치로 크게 늘어난 중앙 디스플레이가 눈에 띈다. 5G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구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품었으며,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국내 사양의 경우 ‘SKT 통합형 인포테인먼트’가 들어갈 예정이다.
 
대형 모니터 덕분에 물리 버튼은 더 줄었다. 칼럼식 기어 레버를 스티어링 휠 뒤에 달고, 센터콘솔엔 수납공간과 컵홀더, 오디오 볼륨 조절 다이얼만 남겼다. 25개 스피커를 갖춘 바워스 & 윌킨스 오디오 시스템은 언제나 최상의 음질을 자랑한다. 1열 시트 헤드레스트 속엔 고음을 담당하는 트위터(Tweeter)를 넣어 몰입도를 한층 키웠다.

 

 

엔비디아와 퀄컴 등 수준 높은 소프트웨어 회사와 협력한 결과, EX90의 운영체제의 속도는 이전보다 2.5배 빠르다. 미국 에픽게임즈(Epic Games)가 만든 3D 소프트웨어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으로 매끄러운 화면 전환과 고화질 그래픽도 완성했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기본이다.

차키 대신 스마트폰으로도 차의 여러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잠금 및 해제와 실내 온도 조절이 가능하고, 배터리 충전량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볼보는 우리나라에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EX90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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